K-뷰티와 지속 가능성 (클린 뷰티, 제로웨이스트, 리필 시스템)

 

전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 모든 산업의 핵심 키워드가 되고 있는 가운데, K-뷰티도 단순한 외형적 아름다움을 넘어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클린 뷰티, 제로웨이스트, 리필 시스템은 이제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K-뷰티 브랜드가 생존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채택해야 하는 필수 전략입니다. 이 글에서는 지속 가능성을 향한 K-뷰티의 변화 양상과 브랜드들의 실제 전략을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1. 클린 뷰티: 건강과 윤리를 함께 고려한 성분 중심의 변화

클린 뷰티(Clean Beauty)는 유해 성분 배제, 동물 실험 반대, 투명한 성분 공개 등을 중심으로 한 뷰티 철학입니다. K-뷰티는 비교적 빠르게 이 흐름을 흡수하며, 비건 화장품, EWG 그린 등급 성분 사용, 무향/무색소/무파라벤 제품 확대 등의 방향으로 브랜드 가치를 재정립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멜릭서(Melixir), 아떼(ATHE), 라운드랩(Roundlab), 한율(Hanyul) 등이 있으며, 이들은 ‘지구와 사람 모두를 위한 스킨케어’를 지향하며 클린 포뮬라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동물성 원료 거부, 무동물 실험 인증, 페어트레이드 성분 사용 등 뚜렷한 가치 기준을 요구하는 소비가 증가하면서, 브랜드들도 원료 단계부터 윤리적 생산과정을 강조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마케팅의 핵심 메시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자연주의’와는 구별되며, 보다 과학적이고 시스템화된 검증 방식과 글로벌 인증을 기반으로 신뢰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2. 제로웨이스트: 포장부터 배송까지 줄이고, 바꾸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는 단순히 재활용을 넘어, 쓰레기 자체를 만들지 않는 방식으로 생산하고 유통하는 전략입니다. K-뷰티는 포장 디자인을 화려하게 구성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단순하고 재활용이 쉬운 소재, 불필요한 외포장 제거, 잉크 인쇄 최소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라네즈는 외포장 제거 캠페인을 진행하며, 실제 매장에서 공병 수거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시행해 소비자와의 ‘참여형 친환경 경험’을 유도합니다. 이니스프리 역시 플라스틱 사용량을 대폭 줄인 용기 디자인을 채택하며, 매장 내 공병 리사이클 존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브랜드는 종이 완충재, 식물성 포장지, 생분해성 파우치를 활용해 택배 배송 시 발생하는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탄소중립 인증 물류 파트너를 활용하는 시도도 늘고 있습니다.

 

제로웨이스트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ESG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데 기여하기 때문에 주요 기업들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3. 리필 시스템: 소비자가 만든 순환의 연결고리

지속 가능성 실천의 가장 직접적인 방법 중 하나는 리필(Refill) 시스템입니다. 이는 제품의 핵심 내용물만 교체 가능하도록 설계하여 용기 폐기를 줄이고, 반복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K-뷰티에서는 아모레퍼시픽 계열 브랜드들(예: 설화수, 프리메라)을 중심으로 리필 시스템이 확대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샴푸, 토너, 바디워시, 쿠션 파운데이션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특히 프리메라는 토너 리필 제품을 별도 판매하며, 전용 리필 스테이션을 일부 백화점 매장에 설치했습니다. 한율은 온라인몰에서 리필 전용 제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며 재사용률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소비자의 ‘재사용 습관’을 유도하고, 자연스럽게 환경에 기여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형성하는 동시에 브랜드와의 유대감을 강화합니다.

 

해외 사례로는 루이비통, 에르메스, 리추얼스 등 럭셔리 브랜드도 리필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지속 가능성이 단순히 친환경을 넘어서 브랜드 프리미엄을 높이는 전략적 요소가 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결론: K-뷰티, 윤리와 기술을 잇는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으로 진화하다

이제 K-뷰티는 단순히 트렌디하고 감성적인 브랜드를 넘어, 지속 가능성과 윤리성을 갖춘 뷰티 산업의 모범 모델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클린 포뮬라, 제로웨이스트 실천, 리필 시스템 등은 단지 일시적인 마케팅이 아니라, 브랜드 철학과 경영 전략에 깊이 내재된 방향입니다.

 

앞으로 K-뷰티는 기술 기반의 혁신과 더불어 지구를 생각하는 소비자와의 소통, 환경과 사람이 공존하는 제품 설계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입니다.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