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브랜드와 ‘젠더리스’ (배경, 전략, 성공사례)

 

전통적으로 뷰티 제품은 남성과 여성을 구분한 성별 중심의 마케팅과 제품 설계에 기반해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K-뷰티 업계에서는 ‘성별’이라는 기준을 허물고, 남성과 여성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젠더리스(Genderless)’ 콘셉트의 제품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유니섹스 콘셉트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와 브랜드 철학을 담아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1. 배경: 성별 구분에서 자유로워진 소비자 인식

젠더리스 뷰티의 등장은 단지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에서 출발합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성별 구분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으며, 화장품은 더 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라 ‘자기표현의 도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남성도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을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시대가 도래했고, 여성 역시 ‘여성스러운’ 외모 표현만을 강요받지 않으며, 실용성과 감성 중심의 제품 선택을 선호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기능’과 ‘가치’ 중심의 소비로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성별 구분 없는 포뮬라와 마케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젠더리스 뷰티는 단지 남녀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넘어, ‘정체성의 다양성’, ‘자기 수용’, ‘차별 없는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문화적 흐름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2. 전략: 성별 구분을 넘은 제품 개발과 브랜딩

많은 K-뷰티 브랜드들이 젠더리스 콘셉트를 반영한 제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 방식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무향·심플 성분 포뮬라: 남성 소비자들은 대체로 향에 민감하거나, 화려한 색조보다는 기능 중심 제품을 선호합니다. 이에 따라 젠더리스 제품은 대부분 무향, 저자극, 순한 성분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남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중립적 사용감’을 제공합니다.

2) 디자인 간소화: 젠더리스 제품은 패키지에서도 성별을 암시하는 색상이나 문구, 그래픽을 최소화합니다. 모노톤, 투명 용기, 간결한 레이블 디자인이 특징이며,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음’을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3) 중립적 마케팅 콘텐츠: 모델 기용 시에도 특정 성별이 아닌 다양한 외형과 정체성을 가진 인물을 활용하거나, 제품 자체의 기능과 가치에 집중하는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통해 차별 없는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4) 성 정체성 존중 메시지 강화: 일부 브랜드는 Pride 캠페인, 다양성 존중 메시지, 성소수자 후원 등 젠더 이슈와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한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철학을 전개하기도 합니다.

3. 성공 사례: 젠더리스 전략으로 주목받은 K-뷰티 브랜드

멜릭서(Melixir): 비건 뷰티와 젠더리스 철학을 함께 담은 브랜드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착한 화장품’을 표방합니다. 성별 구분 없는 미니멀 디자인과 무향·비건 포뮬라, 환경을 생각한 지속 가능 포장으로 젠더리스 뷰티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라운드랩(Round Lab): 진정, 수분 중심의 심플 스킨케어 브랜드로, 남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제품 구성과 직관적인 패키지 디자인을 통해 젠더 구분 없는 일상 뷰티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탬버린즈(Tamburins): 감각적인 패키지와 아트워크 중심의 향수 및 핸드크림 브랜드로, 성별의 개념을 초월한 감성적 브랜딩으로 국내외 팬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성적인 향 조합과 유니크한 케이스가 남성 소비자에게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니스프리 젠더리스 라인: 최근 이니스프리에서는 ‘민감성 집중 케어’ 라인을 남녀 공용 제품으로 리패키징하며, 온라인몰과 매장에서 성별 표기를 제거한 제품 소개로 젠더리스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론: ‘누구나의 뷰티’를 만드는 것이 K-뷰티의 다음 과제

K-뷰티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빠르게 적용하는 특성 덕분에, 젠더리스라는 글로벌 트렌드에 신속히 대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성별을 넘어서 ‘개인의 피부, 감성, 가치에 집중한 뷰티’가 브랜드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젠더리스 뷰티는 단순히 남성도 쓸 수 있는 제품을 뜻하지 않습니다. 이는 차별 없는 접근, 다양성 존중, 감각적 평등이라는 더 큰 가치를 실현하는 전략이자 철학입니다. 앞으로 K-뷰티는 이러한 철학을 중심에 두고, 더욱 포용적인 브랜드로 성장해야 할 것입니다.